사쿠마의 꿈-2

Posted by 2/조커게임 : 2017. 5. 7. 15:03

* 카미사쿠

* 그냥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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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아무래도 꿈이다보니 잠에서 깨어나면 정말 이상한 꿈이었다고 헛웃음을 지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꿈속에서는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나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꿈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걸까. 꿈속에 들어가면 꿈의 세계가 나의 현실이 되어버리는 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잠에 들 때만큼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한 바텐더(로 추정되는 남자)에 대한 꿈을 꾸고 하루가 지났다. 어제는 이상한 꿈을 꾸긴 했지만 여느 꿈과 같이 하루가 지나고 나자 그 꿈에 대한 생각은 거의 기억에 없어진 상태였다. 어떻게든 월요일을 버티고 나면 화요일부터는 나름대로 깨어있게 된다. 하지만 식곤증은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서 몸을 끌어당겨, 책상 위로 붙여버렸다. 어둠이 찾아오는 시간은 빨랐다.

 시작은 어둠이었다. 나는 검은빛 소파에 앉아있었다. 서서히 떠지는 눈은 아직까지도 졸음에 취해 조금은 무거웠다. 소파는 가로로 기다란 모양이었다. 체중을 그대로 받아들인 가죽은 부드럽게 몸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편했다. 그저 이렇게 다시 잠들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저 새로운 꿈이겠지, 하는 어렴풋한 생각을 하며 멀뚱히 주위를 둘려보았다. 점점 현상이 잡혀가는 술집의 내부. 약간의 기시감이 들었다. 어렴풋이, 불빛이 모여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바 뒤에서 바텐더가 무언가를 하고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벽에 있는 선반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순간, 나는 그가 나를 알고 있다는 눈빛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만남이 익숙하면서 편안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소파가 멋대로 모양을 바꾸어 바 앞에 있는 스툴로 변했다. 나와 마주보게 된 그는 미소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어떠한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잠에서 깨버렸다.

 어느새 수업이 끝나 쉬는 시간이 되었다. 옆자리에 앉는 반 친구가 다음시간은 체육이라는 말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꿈에서 깨고 나서 꿈에 대해 깨달을 때가 가끔 있다. 그는 나에게 또 왔네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


 여러 가지가 생각나서 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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