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겁페의 신아라ts입니다 (신카이x 아라키타ts)
* 아라키타 여체화가 있습니다.
* 하코네학원 자전거부 매니저 아라키타티에스 설정입니다.
* 트위터에 예전에 떠돌던 썰을 이용해서 썼습니다. 옛날에 썼던 고대유물.
* 신카이가 아라키타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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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거의 다 지나가는데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꽃샘추위는 집밖으로 나오기 전에 신경 써서 바른 핸드크림의 효과를 완전히 날려버렸다. 이미 푸석해진 두 손을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고, 아라키타의 앞에 서 있는 남자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아라키타의 마음도 그리 편한 기분은 아니었다. 긴 생머리가 날려 볼에 달라붙었다. 생전 처음 바른 파운데이션이 생각보다 촉촉해서 머리카락을 놓아주지 않는 기분에 아라키타는 눈살을 찌푸렸다. 남자는-아라키타의 100일 된 남자친구는-그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눈을 내리 깐 아라키타를 짜증이 가득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이제 네 비틀어진 성격 받들어주는 것도 질린다. 자전거부니 뭐니 해서 몇 일동안 연락도 안하더니 기껏 하고 나선 애교 같은 것도 하나 없고. 뭐야? 너. 가슴이라도 없으면 성격이라도 좀 고치든가, 좀 꾸미고 다니라고. 너랑 다니기 이젠 창피하다.”
계속 반복되는 질타 속에는 입을 다물어버린 아라키타에게 뭐라도 말해보라는 압박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라키타는 이 상황에서 뭘 말해도 관계가 개선될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난 처음에 분명히 자전거부는 나에게 매우 소중한 거니까 너와 사귈 수 없다고 이야기 했었어. 하지만 그런 나를 계속 붙잡아 둔건 너잖아 미친놈아.’ 라던가, ‘이런 나라도 좋다고 한건 어디의 누군데?’ 라는 말이 혀끝에 맴돌았지만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친구에게 물어봐가며 바른 마스카라를, 고민해서 골라 입술에 옅게 바른 립스틱을 눈치 채지도 못한 그가 야속하다 못해 이젠 이런 관계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누가 먼저 잘못을 했을까. 그것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우리가 왜 싸우기 시작한 거지. 하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어그러졌다는 것은 확실했다. 얼굴을 덮은 화장이 무거웠다. 피곤해서, 이젠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매서운 목소리가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야 너 그거 아냐? 너 솔직히 존나 못생겼다.”
아라키타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앞에 서 있는 남자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이별을 선언하고 싶었지만,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걸로 그 분노를 삭였다. 그녀에게는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은 것도,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마음을 주는 것 까지 그 모든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연인에게서 듣는 모욕적인 말도 처음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똑 부러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도 이건 그녀에겐 충격이었다. 내가 제일 예쁘다며. 내가 좋다며. 그럼 그딴 이야기는 왜 했어 미친 새끼야. 이지러지는 생각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대신에 눈앞을 흐리게 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이런 남자에게 해왔던 모든 감정소모가 서러워졌기 때문이었다. 선머슴처럼 자라왔기 때문에 남성 앞에서는 절대 울어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이렇게 쉽게 눈물이 터져버린 자신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자, 아래 속눈썹에 맺혀있던 커다란 물방울이 떨어져 아스팔트에 찍혔다.
그 때, 그녀의 빈손을 부드럽게 잡아 쥐는 따뜻한 손이 있었다.
*
“어. 저거 매니저 아니야?”
참고서를 사러 서점에 들렸다 나오던 신카이는 앞쪽을 가리키며 말하는 토도의 말에 고개를 퍼뜩 들었다. 평소와는 다른 옷차림과 분위기에 조금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었다. 그녀의 앞에 서 있는 남자가 그 사실을 너무나도 명확히 신카이에게 각인시켰다. 신카이는 씁쓸함이 감춰지지 않는 표정으로 파워바를 한입 베어 물었다.
“데이트 중인건가- 저런 모습은 또 처음보네. 항상 맨얼굴에 머리 묶고 저지만 입고 있었으니 몰랐는데. 꾸미니까 예쁘잖아?”
“별로. 화장 안 해도 예뻐.”
단언하는 신카이의 말에 토도는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고선 신카이의 등을 두어 번 두들겼다. 이 형님은 너의 짝사랑의 고통을 알고 있다!라는 토도의 말장난이 시작하기 무섭게 앞쪽의 언성이 높아지는 것 같아 두 사람의 표정은 짐짓 심각해졌다.
“...... 싸우는 거야?”
“흠. 그런 것 같긴 한데.”
“....... 야스짱한테 심한 말 하면 안 되는데.”
“에이. 뭘 그리 걱정해? 아라키타가 누구야. 우리 하코네 학원 자전거 경기부의 최강 맹수 매니저잖아! 괜찮아, 괜찮아. 금방 우리들한테 하는 것처럼 걷어차면서 한마디 시원하게 하겠지!”
토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신카이의 표정은 심각했다. 토도는 그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금방이라도 둘 사이를 끼어들 것 같은 신카이의 팔을 잡고선 고개를 저었다.
“둘 사이의 일이야. 네가 간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신카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치 지나칠 것처럼 느긋하게 파워바를 씹으면서 천천히 둘을 향해 걸었다. 토도는 살짝 긴장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점점 크게 들리는 아라키타의 남자친구의 말에 신경이 거슬리는지 신카이의 미간 사이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남자의 격한 말이 절정에 당하고, 아라키타의 고개가 떨구어지자 신카이의 몸은 토도가 말리기도 전에 튀어나가 버렸다.
“왜 내가 보기엔 예쁜데. 이런 놈이랑 사귀지 말고 나랑 사귀자.”
“어?”
“얼른. 가자.”
아라키타는 자신의 손을 움켜쥔 신카이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눈꼬리에 달려있던 눈물방울이 중력에 의해 도륵 굴러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정신이 멍한 상태로 사태 파악을 못한 아라키타의 표정을 보는 신카이의 표정에 약간의 분노가 서렸다. 아라키타는 신카이의 팔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끌려 그의 품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멍하니 서 있는 남자친구의 표정이 보였다. 신카이는 말 할 가치도 없다는 표정으로 남자를 외면하고 아라키타의 허리에 팔을 감고선 그대로 남자를 지나쳐서 걸었다. 아라키타는 자신의 보폭에 걸음을 맞춰주는 신카이를 올려다보고선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신카이는 손을 들어 그녀의 턱에 맺힌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주고는 같이 웃었다. 뒤통수라도 맞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아라키타를 보던 남자는 소리쳐 그녀를 불렀다. 돌아오는 것은 아라키타의 내숭이 한 오라기도 걸쳐지지 않은 웃는 얼굴과, 한 번도 그에게 내세우지 않았던 가운데 손가락이었다. 그 둘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던 토도는 웃으며 혀를 차고선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남자를 지나쳐 두 사람을 따라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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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타 여체화가 있다면 겁나 들이대서 절친이 되어버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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