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리진입니다.
* 패리스톤 x 진 입니다.
* 사귀는 사이인지 아닌지는 작자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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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패리스톤은 곁에서 부시럭대는 소리에 눈을 떴다. 힘을 줘도 열리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끌어올리며 머리맡을 더듬자 딱딱하고 네모난 것이 만져졌다. 일상적인 휴대폰의 감촉에 패리스톤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빛나는 액정을 바라보았다. 불빛에 눈이 부셔 찡그리자 두 개로 나뉘어져보였던 숫자가 서서히 하나로 보였다. 5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이른 시간이다. 패리스톤은 휴대폰을 덮고는 남은 손으로 까치집이 된 제 머리를 헤집었다. 얼굴을 쓸어내렸다. 까끌하게 솟아오른 수염이 느껴졌다.
“으음.......”
그는 찡그리며 곁을 바라보았다. 잠이 완전히 깨지도 않은 표정의, 트렁크 하나 입은 진이 바닥에 널린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고 있었다.
‘씻지도 않고 가는 걸까요.’
적당한 그의 생활패턴에는 이미 익숙해졌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아무리해도 없어지지 않았다. 패리스톤의 머릿속에는 신랄한 비아냥이 떠올랐지만, 그는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진이 벴던 베개를 끌어안고는 그를 진득하게 바라보았다. 튼실한 허벅지나, 어제 자신이 질릴 정도로 핥았던 목덜미가 넝마주이 같은 옷에 칭칭 감겨 사라졌다. 패리스톤은 말했다. 아니,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가는 건 가요’.
소리 없는 질문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졸음에 잔뜩 눈살을 찌푸린 진은 많은 말을 담고있는 패리스톤의 시선을 눈치채고 고개를 돌렀다. 시선이 맞았다.
“간다.”
진은 길게 말하지 않았다.
“벌써요?”
“엉.”
고민하나 하지 않고 대답하는 모습. 패리스톤은 진의 그런 면이 좋았다. 그렇기에 야살스레 눈을 휘어 웃으며 더욱 그에게 애원했다. 그 문장은 전혀 로맨틱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오늘 헌터협회에서 회의가 있잖아요? 출석하는 게 아무래도 좋으실 거예요-. 이번에도 결석하면 저는 더 이상 도와드릴 수 없다고요?”
“안가.”
진은 척 봐도 매우 싫은 표정을 지었다. 마치 명절에 싫은 친척을 보러가자는 말을 들은 사춘기의 청소년인 것 같았다. 패리스톤은 더 말하지 않고는 입을 비죽하고 내밀었다.
“힝.”
‘어제는 그렇게 저에게 매달리시더니.’ 패리스톤은 중얼거렸다. ‘내가 그랬냐.’ 진은 기억에 없는 듯 두건을 머리위에 덤덤히 두르고는 주머니 안에 손을 찔러 넣었다.
정말로 돌아가려는 그의 널찍한 등을, 패리스톤은 갓 태어난 사슴처럼 일어나 매달려 끌어안았다. 나체인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뒤에서 몸을 부비적거리며 귀를 앙하고 깨물고는 핥았다.
“악! 야!”
진은 성인남성의 무게에 잠시 뒤로 휘청이다 빠르게 바로 섰다.
“이번에는 언제 돌아와요?”
그때까지 저는 혼자 어떻게 이 몸을 달래면 좋을까요. 묘하게 외로운 속삭임에 악쓰며 버둥거리던 진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돌려 까끌거리는 패리스톤의 턱에 쪽 입을 맞추었다.
“면도나 하고 와.”
“하고 오면 갈 거잖아요-.”
“꼴에 애교부리지 말아라.”
얼른, 진은 패리스톤의 엉덩이를 손으로 찰싹 때렸다. 으앙. 어린애같이 칭얼거리며 패리스톤은 화장실로 향했다. 자기도 면도 안하면서. 투덜거리는 그의 목소리가 닫히는 화장실 문 사이로 들려왔다. 진은 그것을 바라보다 코웃음을 치더니 미련없이 호텔의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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