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트x페이탄 역키잡물입니다

* 카르트 시점

*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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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나이가 많다. 마치 주박처럼, 저주처럼 그런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여단에서는 내가 제일 어리기 때문에 모두가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런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나이가 많은 느낌이 그에게는 더 많이 느껴졌다. 체격이 비슷한 것에서 오는 괴리감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그는 조용했다. 자신의 의견은 주저 없이 말했으며, 원하는 것은 훔치고, 방해가 되는 것은 죽였다. 마치 여단 그 자체인 것 같은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체격이 비슷하니 조금은 만만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처음에는. 그래서 더 그를 자주 눈에 담았을지도 모른다. 간단히 넘버 투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는 나에게 제일 만만한 사람이었다. 체격차이는 아무래도 절대적이니까.

 그는 성숙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그가 다른 멤버들과 다투는 모습을 매우 쉽게 볼 수 있었다. 여단의 다른 멤버와 심심풀이로 싸우는 것을 눈에 담으며, 나는 저 정도면 끼어들 만 하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의 생각은 그 날, 개미와 싸우는 그를 보자마자 설탕으로 만든 유리잔처럼 산산조각 나버렸다. 차마 다가가기 두려울 정도로 엄청난 실력의 격차를 눈앞에서 보게 되자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나는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다른 멤버들은 끼어들지 않은 것이겠지만, 나는.

 날고뛰는 그를 홀린 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의 실력에 매료되어있었다.

  


 그 때 생각했다. 실감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그의 경험은 지금까지의 나의 경험으로는 메울 수도 없을 만큼 짙고 깊었다. 그가 죽인 사람은 내가 죽인 사람보다 배는 많았다.


 “헛소리. 네가 여단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죽어있었을 거라네.”


 그렇기에 나는 그의 생각을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이,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 소중한 마음의 결정을 그저, 그에게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만 했다.  

 머리가 길어진 만큼 키가 커져도, 그에 대한 마음이 커진 만큼 실력이 자라도, 그와의 차이는 그대로-


 “있잖아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 싫다네.”


 그는 나이가 많다. 그래서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 그렇게 피하면서도 제 표정을 살피고 있잖아요?”

 “-..”


 하지만 그런 그에게 어린 내가 아니면, 누가 대들까.


 “사랑해요, 페이탄.”

 

 그는, 나이가 많다.

 그것마저 나는 사랑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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